요즘 방학기간이라서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사소한 일로 대화 중에 같은 말과 행동이라도 감정부터 앞서다보니 자녀와 부딪칠 일이 많을 것입니다. 저는 일선 지구대 경찰관으로, 가출한 청소년들을 자주 만나 상담을 하고 있는데요.

가출동기를 들어보면 대다수가 부모님과의 소통부재와 잦은 꾸중이 듣기 싫어서 가출했다고 합니다. 실례로 고1학년인 한 여학생은 며칠 전 엄마한테 옷에 떨어진 단추를 달아달라고 말했다가 “옷이 그거밖에 없느냐”며 다른 옷을 입으라는 식으로 호통을 쳐서 집을 나왔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부모의 분노로 마음이 상한 자녀는 더욱 삐뚤어진 행동으로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가족이니까 내가 이렇게 화를 내도 아끼고 사랑하는 속마음을 알겠지’하는 생각을 바탕으로 한 행동도 원인 중 하나입니다. 

더욱이 아이들과 접촉하는 시간이 짧은 아버지의 경우 자녀의 단편적인 행동만을 보고 더욱 화를 낼 수 있고, 자녀를 하루 종일 보는 어머니는 자녀 행동의 원인과 결과를 알지만 아버지는 결과만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사례로 밤늦게 귀가한 아버지는 TV나 컴퓨터 게임에 몰두하는 자녀의 모습을 보고 “매일 공부는 안하고 게임만 하느냐”며 화를 내게 되는데요. 이런 모습을 본 자녀들은 출입문을 쾅 닫고 밖으로 나가는 경우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같은 상황과 행동의 상대가 부모와 자녀라면 분노의 수준이 더 강해지고, 서로에 대한 기대수준이 높기 때문에 금쪽같던 자녀와 한순간 원수가 되는 순간들입니다.  

또 자녀에게 기여한 것이 많은 부모는 자녀가 실망스러운 행동을 하거나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말을 하면 “내가 어떻게 해줬는데”하는 생각이 들면서 서운함과 분노가 가중된다고 합니다.

부모 자식 간 갈등이 생겼을 때 부모가 화만 내는 모습을 보면 아이들은 갈등 해결의 유일한 수단이 분노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자녀와의 교감과 분노를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아는 것이 자녀와의 소통을 이루는 첫걸음일 것입니다.  

그러면, 자녀와의 교감과 소통하는 방법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자녀와 교감하고 소통하는 방법】

첫째, 자녀의 말 속의 진심을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 아이가 서운하다는 말을 못해 화를 낼 수도 있는데요. 말없이 방문을 닫고 들어가는 아이의 행동을 나쁜 쪽으로 단정 짓지 않아야 합니다.

둘째, 부모의 진심을 이야기 해줘야 합니다.

☞ 자녀의 행동으로 인해 갖게 된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셋째, 부모 스스로 약자가 되어야 합니다.   

☞ 자녀에게 부모의 심정을 말하면 약자가 된 부모 앞에서 아이는 마음이 약해지고 행동을 바꾸려 하기 때문입니다.

넷째, 아이의 화를 일단 받아주어야 합니다.

☞ 아이가 억지 논리로 화를 내도 일단 ‘네가 기분이 나빴을 수 있겠다’고 인정한 뒤 차근차근 대화를 시도합니다.

다섯째, 싸움으로 번지기 전에 ‘타임 아웃’을 외칩니다.

☞ 감정이 격해질 때는 아이가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잠깐 밖에 나갔다 오겠다’는 말을 하고 부모 혼자 따로 시간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여섯째, ‘화 노트’를 만들어 놓고 기록을 해야 합니다.   

☞ 부모 자녀 모두 육하원칙에 의해 화를 내게 된 것을 기록하고, 자신을 되돌아 보는 계기를 만들어 화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일곱째, ‘가족 감정 메모판’을 만들어 매일 기분을 체크합니다.

☞ 10점 만점의 기준을 두고 기분이 ‘매우 나쁘다’, ‘보통이다’,는 의미로 메모판에 그날의 기분 점수를 적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서로 대화하고 주의해야 합니다.  

우리 사회의 가정은, 형제가 없는 한 자녀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만연한 야근문화 등으로 인해 가정에서의 자녀 돌봄 기능약화와 자녀와의 대화, 즉 소통의 부재로 갈등을 겪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때문에 부모가 무조건 화를 내서 꾸중하기 보다는 자녀가 스스로 표현하는 감정의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을 모두 공감해주고, 자녀의 행동과 느끼는 감정을 좀 더 명확히 표현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출처: 위키트리